2020 현재 자율주행에 가장 가까이 근접한 회사는 Waymo이다. 이 회사가 구글의 자회사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CEO인 존 크라프칙(John Krafcik)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듯 한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심지어 현대차에 일하는 사람들도 잘 모르는 듯 하다.

 

John Krafcik at Frankfrut Auto Show Opening Ceremony

 

1.현대자동차 미국법인 사장 및 CEO (2008~2013)

그는 현대자동차 해외법인에서는 최초의 Local(!) 출신 President & CEO였다. 2004년부터 2008년까지는 제품개발 및 전략기획 부사장으로, 2008년부터는 President & CEO로 근무했다. 개발단계에서부터 품질에 상당히 공을 들여 JD.Power의 초기품질(IQS)에서 2008년 13위에서 2009년 4위로 끌어올렸고, 미국시장점유율을 3%(40만대)에서 4.6%(72만대)로 높여 스타 CEO가 되었다. 이를 통해 현대자동차를 저가형 자동차에서 스마트 구매 (Smart purchase)로 소비자 경험을 변화시켰다.

그러나 현대차는 2013년 발생한 연비소송에서 $4억이라는 거액의 배상금을 물게 되었는데 이후 존과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 이후 현대자동차의 점유율은 계속 감소하는 추세이다. 2018년까지 3.8%로 떨어졌다가, 2019년에는 4%대로 회복했다.

 

 

2. 토요타생산방식(TPS)에 'Lean'이라는 이름을 붙인 장본인

1988년 MIT Sloan 비즈니스 리뷰에 'Triumph of Lean Production System'(린 생산방식의 승리) 이라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처음으로 TPS를 Lean 생산방식이라 불렀다. 이와 반대편에 있는 GM, Ford 등의 방식은 'buffered' 라 불렀는데 잦은 기계고장, 부품 부족 등에 사태에 대비하여 많은 재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MIT석사 시설 그가 연구원으로 참여한 5년간의 연구는 1990년 The Machine That Changed the World (국내는 '린 경영'으로 번역 출간됨) 로 출간되었고 이로 인해 Lean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3.Ford의 제품개발 엔지니어 (1990~2004)

MIT 석사를 마친 후 포드에 들어가 제품개발 엔지니어로서의 캐리어를 쌓는다. 엔트리레벨부터 시작하여 수석 제품개발 엔지니어가 되었으며 대표적인 제품은 포드 Expedition, 링컨 Navigator 등이다. 이외에 포드 시절의 이력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많지가 않다.

 

 

4.NUMMI (GM-Toyota JV)의 품질,생산 엔지니어 (1984~1986)

어릴적부터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꿈이었던 그는 스탠포드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였다. 졸업할 즈음에 GM에서 문을 닫았던 Fremont, California 공장에 Toyota가 들어와 GM과 합작으로 NUMMI (New United Motor Manufacturing Inc.) 공장을 지었고, John은 Toyota의 첫 미국인 엔지니어가 되었다. 4주간 Toyota의 본사인 Takaoka공장에서 4주간 직접 TPS를 배우고, GM등 다른 공장과의 생산방식에 커다란 차이가 있음을 보게 된다.

한편 GM 공장 가운데 품질, 생산, 노조 등 모든 부문에서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며 문을 닫았던 프리몬트 공장은 기존의 종업원과 관리자를 90% 이상 유지한 상태로 TPS를 이식하였는데 1년만에 GM공장가운데 최고의 공장으로 거듭났다. 일본이외의 공장에 처음으로 TPS를 성공적으로 이식한 토요타는 1986년 독자적으로 켄터키에 미국공장을 짓고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아이러니 하게도 2009년 파산을 맞은 GM이 먼저 발을 빼고, 2010년에는 Toyota마저 발을 뺀 이 공장의 새 주인은 테슬라다. 35년전 프리몬트 공장을 거쳐간 이와 현재의 주인이 모빌리티의 미래를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이는 흥미로운 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5.Waymo CEO (2015~ )

현재 로봇택시(레벨 5)를 실현한 곳은 Waymo가 유일하다. 2018년 12월부터 레벨 4의 택시호출 서비스 (Waymo One project)를 시작해서 1000여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시범으로 운영하였다. 그러다가 2019년 10월말에는 안전운전자를 아예 없애고 승객만 타는 Rider-only (레벨 5)로 업그레이드했다. 아리조나주 피닉스 근교의 Geo-fenced된 도시를 시작으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Covid-19으로 현재 중단되었으나) 서비스 되는 지역은 아리조나주의 4개 도시 Chandler, Gilbert, Mesa, Tempe 이다. 인구로는 118만명이며, 면적은 81.59 평방 킬로미터인데 서울시 송파구와 서초구를 합친 면적(81 킬로), 인구(104만)와 유사하다고 보면 되겠다.

 

현재 Waymo 로보택시가 서비스되는 지역

 

테슬라의 오토파일럿과 비교되면서 약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라이다 (LiDar)의 비싼 가격과 Geo-fence를 어느 세월에 다 할 것인가이다(Geo-fence는 로보택시가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가상의 펜스를 친다고 보면 되겠다). 라이다의 가격은 2017년 $75,000에서 2019년 기준 $7,500으로 낮아졌다. 계속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자율주행 마일리지는 2019.10월 현재 실제 도로에서 1600만 Km이며, 시뮬레이션으로는 160억 Km이다. 이는 지구 40만 바퀴를 돈 거리이다. 구글이라는 뒷배경이 있으니 이것도 가능한 것 같다. 참고로, 테슬라는 실제 도로에서 레벨 2로 30억 마일 (=48억 Km)을 달렸다.

개인적으로 Waymo의 자율주행을 응원하는 이유는 그들의 사명때문이다. 2019 Frankfrut Auto Show의 오프닝 행사에서 그것을 명확히 밝혔다.

 

 

"매년 135만명이 차량사고로 숨지는데 이것은 150명이 탑승하는 에어버스 320이 매일 매시간 일년 내내 떨어지는 것과 동일한 숫자이다. 그리고 매년 5천만명이 차량사고로 부상을 당한다. 일생동안 2/3의 사람들이 음주사고를 당할 수 있다. 이 모든 사고 94%의 근본 원인은 사람의 과실(Human error)이다. 또한 많은 국가에서 성인의 20%는 운전을 할 수 없다. 시력 또는 다른 장애로 인해."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Waymo가 하는 일은 가장 숙련된 운전자 (World most experienced driver)를 개발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명은 '사람과 사물을 안전하고 편하게 이동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Waymo로서는 안전에 우선순위를 두면서도 어떻게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것인지가 관건이다. 많은 경우 안전과 비용/수익에 대한 고려에서 비용/수익에 더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안전은 뒷전이 되는 경우가 많다. John Krafcik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해나갈지 궁금해지지만 또 기대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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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자일/스크럼의 역사  (0) 2020.07.03

Intro

 

트럼프는 2017년 취임하면서 Make America Great Again (MAGA)를 모토로 했다. 첫번째 임기가 약 6개월 남은 지금 Covid-19에 대처하는 어처구니 없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예상치 못했던 미국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트럼프 정부하에서 역사상 최초로 4개의 회사의 시가총액이 Trillion 달러를 넘어섰는데 재미있게도 이들 회사의 첫 글자가 MAGA (Microsoft, Apple, Google, Amazon)이다. 시장은 'Make MAGA great'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이 회사들은 어떻게 Trillion dollar 회사가 되었을까? 얼핏 보기에 다들 IT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IT와 하드웨어, 리테일 등 다른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물론 겹치는 부분도 있기는 하다. 아무튼, 이 회사들의 공통점은 모두 애자일(Agile) 경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행을 좇아 너도 나도 애자일을 받아들이면서 Fake Agile이 난무하는 가운데 진짜 Agile을 통해 성장하는 기업들은 자신들이 하고 있는 것을 Agile이라 드러내기 꺼려하는 듯하다. 대신 'Google Way' 같은 이름을 붙여 고유한 기업경영방식 또는 문화를 만들고 있다. Apple의 경우는 비밀경영으로 내부사정으로 알기가 어렵지만 'Inside Apple' 저자 라신스키와의 인터뷰를 보면 Apple이 Agile 방식으로 경영하고 있음 확인할 수 있다. Amazon은 40여가지가 넘는 Agile 방식중에 대표적 방식인 Scrum을 채택했는데 3,300개의 Scrum 팀을 상시 운영중이다. Microsoft는 유일하게 Agile 경영을 공식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그러면 Scrum은 뭐고 또 Agile은 뭘까?

 

40가지 애자일 방법

 

Agile/Scrum의 역사 

 

애자일 방법론은 현재 40여 가지가 넘지만 애자일 기업 중 73%가 Scrum이라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Craig Smith). 2001년 애자일 선언 이후로 IT를 넘어 거의 모든 사업/기업에서 애자일을 도입하고 있으며 대부분 스크럼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스크럼을 중심으로 애자일과의 관계를 알아보려한다. Scrum방식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태생부터 Agile인 Spotify와 리그 오브 레전드의 Riot, Toyota Connected (Toyota의 모빌리티 자회사), 그리고 Amazon 등이 있다.

 

스크럼이란?

우선 스크럼을 간단히 정의하자면 1)Cross-function으로 구성된 소규모팀이 2)짧은 사이클로 3)반복적/점진적인 개발을 수행하여 지속적으로 고객에게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개발방법이다. 이것은 제프 서덜랜드와 켄 슈와버에 의해 고안되어 1995년에 공식적으로 발표되었다. 이에 앞서 1993년에 Easel Corp에서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프로젝트를 맡게 된 제프는 이를 해내기 위해 방대한 자료를 연구하고 스크럼 방법을 만들어 처음으로 시도하였다. 이 때 그는 세 가지로부터 영감을 받었다고 했는데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1986 Takeuchi & Nonaka), 벨 연구소의 보고서, 그리고 PDCA 사이클이 그것이다. 이 후 켄 슈와버와 함께 몇 차례 수정보완을 한 후 공동으로 회사를 만들고 1995년에 스크럼을 공식 발표하였다.

 

1)새로운 신제품 개발 방법

1986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The New New Product Development Game이 발표되었는데 이것은 일본기업의 조직유연성과 신제품 개발력을 처음으로 조직론적으로 연구한 논문이었다. Honda, Canon, Fuji-Xerox, NEC 4개 회사의 사례를 다루고 있는데 사실 이것은 토요타의 신제품 개발 시스템을 벤치마킹한 것이었다. 1973오일쇼크를 겪으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토요타의 '다품종 소량' 생산방식을 배운 결과였다. 논문은 일본 기업의 신제품 개발시스템의 특징에 대해 6가지를 말하고 있는데 2가지로 간추려보면 아래와 같다.

 

a.자주적으로 조직된 다직능팀 (cross-function)

b.개발단계의 오버랩

 

저자는 NASA의 waterfall 방식과 비교하면서 일본기업의 개발시스템을 Scrum이라 부르고 있다. waterfall은 스포츠로 비유하자면 릴레이와 같다. 하나의 단계가 끝나야만 다음 단계가 시작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스크럼은 럭비에서와 같이 팀 전원이 골문을 향해 다함께 움직이는 것을 의미한다. 제프는 여기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The New New Product Development Game, 1986, Takeuchi, Nonaka

2)Bell lab report - Short daily meeting

Jeff는 이 논문에서 Short daily meeting이 생산성에 엄청난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스크럼 프로세스에서 'Daily scrum'이라 부르는데, 많은 기업에서 Daily Standing Meeting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 미팅을 하는 것 만으로 Agile을 한다고 하는 많은 기업들이 있다. 대개의 경우 아젠다가 아래의 3가지를 넘어 시간을 15분 넘기기는 사례가 많다. 무엇보다 이 미팅의 핵심은 팀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상급자에 보고하고 지원을 받는 것인데, 오히려 상급자들이 팀원들의 잘잘못을 따지는 시간으로 만들어버리는 사례가 많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에 별도로 정리하려고 한다.

 

 

3)PDCA

PDCA는 벨연구소에서 과학실험에 사용하는 프로세스로 개발하였다. Plan-Do-Check-Adjust의 4 단계로 이루어져 있는데 cycle 형식으로 가설(Plan)을 지속적으로 실험하고(Do), 검증하고(Check), 조정(Adjust)하고, 다시 이 사이클을 반복하여 최상의 답을 찾는 과정이다. 제프는 IT에서 일하기 전에 메디컬 스쿨에서 14년간 일한 경험이 있어 PDCA에 대해 익숙했다. 수차례의 시도 끝에 PDCA를 소프트웨어 개발 시스템으로 체계화하는데 성공했다.

 

 

애자일 선언 2001

 

2001년 2월, 유타의 Snowbird라는 곳에 17명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모였다. 기존의 방식 (waterfall)은 늘 불량이 많았고, 기한을 넘겨 비용을 초과했으며, 납기 일정을 맞추지 못해 항상 고객의 불만을 들어야 했는데 이들은 모두 자기만의 새로운, 개선된 방식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었다. 개발방식은 저마다 달랐지만 통일된 이름을 찾고 있었는데 참석자 중 한 명이 읽고 있던 책 - Agile Competitors and Virtual Organizations - 이 눈에 띄었다. 이 책은 Agile 즉 민첩한, 기민한 기업들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자신들이 찾던 바로 그것이었다. 이들은 순식간에 4가지 애자일 value와 12가지 애자일 원칙을 만들고 'Manifesto for Agile Software Development 2001'을 발표하였다.

 

 

[참고자료]

-The New New Product Development Game, HBR,1986 Hirotaka Takeuchi, Ikujiro Nonaka

-The Secret History of Agile Innovation, HBR, 2016 Jeff Sutherland, Hirotaka Takeuchi, Rigby

-The Art of Doing twice the work in half the time, Jeff Sutherland

-Understanding Fake Agile, Forbes 2019, Steve Denning

-Age of Agile, 2018, Steve Denning

-Understanding Fake Agile, Forbes 2019, Steve Denning

-Is Apple Truly Agile?. Forbes 2012, Steve Denning

-40 Agile Methods in 40 Minutes, Youtube, 2015 Craig Smith

 

     처음 디시대샤를 본 것은 인도네시아에서다. 우리 팀의 팀장중 한명은 독실한 무슬림이었는데 금요일마다 예배드리러 갈 때면 꼭 이 복장으로 갈아입었다. 그래서 나는 이 복장이 기독교에서 입는 가운과 비슷한 종교적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

 

     두번째로 본 것은 오만에서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전혀 다른 상황에서 보았다. 우리 회사 사장은 본사에서 같이 일할때면 strategic meeting이라는 미명?아래 퇴근후 호텔바에서 맥주/음료수를 한잔 하면서 함께 하루를 뒤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을 즐겼다. 그런데 이곳에서 디시대시 복장을 하고 맥주를 마시는 사람을 본 것이다. 순간 '이러면 안되는 거 아님???'하고 생각했지만 그 남자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Spain산 에스텔라 생맥주를 아주 시원하게 들이키고있었다. 잘못 만들어진 고정관념에 살짝 금이 가는 순간이었다. 완전히 깨진 것은 그날 저녁식사때였다. 저녁을 먹고 난 후 방으로 오는 길에 본 또 다른 남자는 디시대시를 입고 있었는데 아주 흥건히 취한 상태에서 큰 소리로 혼잣말로 떠들고 있었다.

 

     현장에서는 저녁시간에 거의 모든 오만인 및 무슬림은 디시대시를 입고 나타난다. 식사전/후로 기도를 하기 때문에 그런 듯 하다. 저녁식사때 같이 앉은 이집트인 Ahmed (무슬림 국가에서 가장 많은 이름. 무함마드 선지자의 어린 시절 이름이라고라...) 에게 디시대시에 대해 물어보았다. 아흐멧 자신은 저녁때면 디시대시를 입지않고 항상 힙한 일명 '똥싼바지'를 입고 나타났는데 그는 처음에는 그 옷이 아마도 종교와 관련이 있었을수도 있으나 이제는 일반 정장과 같다고 설명해주어 나의 틀린 생각을 바로 잡았다. 아마도 인도네시아의 '바틱'과 같이 전통의상으로 보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모래바람이 많이 부는 기후에 맞게 기능적으로 디자인된 것이라 했다.

 

     오만 residence card도 있으니 지난 달 시도했던 터번에 이어 이번달에는 디시대시를 시도해보려한다. 저녁시간에 나도 그렇게 입고 가야지.

 

     그런데 디시대시의 패션은 슬리퍼로 완성된다. 슬리퍼도 하나 사야할까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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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7. 23]

Sultan Qaboos Bin Said

     오늘은 오만의 47번째 르네상스 기념일이다. 현재 국왕(His Majesty) 의 치세를 르네상스라 부르며 매년 기념하고 있는데 1940년생인 Sultan Qaboo bin Said께서 서른이 되던 1970년 오늘 (7월 23일) 무혈 쿠데타를 통해 그의 아버지를 권좌에서 물어나게 하고 스스로가 술탄의 자리에 오른 날이다.

 

     오만에서는 1936년부터 석유가 발견되었고 주변국가 UAE, Qatar와는 달리 유전이 크지 않아 생산량이 많지는 않았으나 마음만 먹으면 근대화를 추진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전 국왕이었던 Said bin Taimur는 근대화에 별다른 관심이 없어 쿠데타를 하던 그 즈음에 오만에는 초등학교 2개 외에 교육기관이 전무했고, 2개 있었던 병원은 그나마 미국에서 운영하던 것이 전부였다고 한다.

 

     Sultan Qaboos는 석유를 통해 만들어진 국부를 가지고 오만의 근대화를 추진하였다. 학교와 병원, 한반도 2배의 국토에 고속도로를 깔았고, 곳곳에 전기가 들어가도록 했다. 사립학교를 제외한 공립학교의 교육은 모두 무상으로 제공되며, 대부분은 영어와 아랍어를 구사한다. 또한 다른 걸프국가와는 달리 여성의 지위향상에도 힘썼다고 한다. 의회에서의 여성의 참여도 높아지고 있으며, 남성이 주도하던 의학, 공학 등에서도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훨씬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국왕은 올해 76세이며 건강이 좋지 않아 2015년 자리를 비웠으나 다시 복귀하였다. 자식이 없으나 후계자는 지명한 상태라고 한다. (Lonely Planet에는 그가 결혼하지 않았다고 되어있으나, Wiki에는 1979년에 이혼하였다고 나온다)

 

 

[2017. 8. 7]

 

     이번에 Qatar air를 타고 도하를 거쳐오게 되었다. 작년 11월 처음 이곳에 올 때 타고 두번째다. 무스캇을 지나 2시간이나 서쪽으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코스이고, 돌아오는 날도 너무 늦게 도착해서 그간 Etihad나 Emirate를 주로 이용했었다. 이번에는 UAE와 단교된 탓에 시간이 더 걸렸다.

 

카타르 도하에서 오만 무스카트로 가는 항로

 

     붉은 선을 따라 Hormuz 해협을 돌아서 왔는데 덕분에 이란의 섬과 해안선, 그리고 Musandam 반도(오만)를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지도를 보다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Madhah와 Nahwa라는 곳이다. Madhah는 오만땅인데 UAE로 완전히 둘러쌓여있다. 재미있는 것은 Nahwa라는 곳인데 UAE땅이면서 다시 Madhah에 둘러쌓여있다. 도대체 왜 이렇게 국경선이 그어진 것일까 궁금했다.

 

     1930년대 영국의 식민통치가 끝나고 각 부족들은 오만과 UAE 사이에서 어느 국가에 속할 것인지 결정을 해야 했다. 당시에는 오만이 군사력이 강했기 때문에 Musandam 반도의 4부족과 Madhah 부족은 Oman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런데 Nahwa 부족은 Sharjah emirate (UAE 7개 emirates중 하나)와 가까운 사이라서 UAE를 택했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날 이런 국경선이 생기게 되었다고... 이런 경우에 Madhah는 오만의 월경지(exclave)이자 UAE의 위요지(enclave)라고 부른다. Nahwa는 거꾸로 UAE의 월경지이자 오만의 위요지랄까...

 

얼핏 Seahorse (해마) 머리같이 보이는 UAE 

 

중동의 국경선은 사실 식민모국의 지정학적인 계산에 의해 그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라 (쿠웨이트) 이면에 다른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다고 한다. 다른 설은... UAE의 big picture에 의해 나라를 seahorse로 보이게 만들려고 눈(Madhah)과 눈알

(Nahwa)로 만들었다는 ㅋㅋㅋ

 

 

암튼...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복잡한 국경선은 의외로 만다고 한다. 300개 이상이고 특히 인도-방글라데시에만 15개가 있어 국경분쟁의 원인이 되고 있다. 위키에 보니 우리나라 내에서도 행정단위가 이렇게 복잡한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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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8.17]

 

오늘은 인도네시아의 독립기념일이다. 왜 8월 15일이 아니고 이틀 늦은 17일일까?

 

 

     2010년 8월 1일 인도네시아로 전근을 왔다. 곧 독립기념일이 가까와 시내 곳곳에는 국기가 걸리고 요란한 준비가 한창이었다. 그때 누군가에게 인도네시아는 왜 8월 17일이 독립기념일이냐고 물었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당시에는 통신수단이 좋지 않아 인도네시아는 이틀 늦게 그 소식을 들어서 17일에 독립을 선었했다고. 그때는 별 생각없이 그냥 그런 줄 알았다. 아마 4년간 그렇게 알아왔던 것 같다.

 

     그러다가 2014년엔가 역사전공한 회사의 현지 직원이 인도네시아의 근대사에 대해 짧게 발표를 했는데 엉터리 지식이었다는 게 밝혀졌다. 1945년 8월 14일에 일본의 패망 소식이 전해지자, Sukarno와 Hatta는 일본의 영향력 하에 있는 독립준비위원회의 명의로 독립 선언을 하겠다고 주장한다. (수카르노와 하타는 대통령, 부통령이 되고 자카르타 국제공항은 이 둘의 이름을 따 Sukarno-Hatta International airport가 되었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일부 청년단체(Menteng 31) 소속 젊은이들이 수카르노와 하타를 8월16일 새벽 3시에 자카르타 근교 Karawang의 Rengasdengklok으로 납치해, 자신들이 준비한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라고 종용했으나 실패한다.

결국 수카르노와 하타는 16일 밤에 다시 자카르타로 돌아오고, 다음 날인 1945. 8. 17일 오전 10시에 수카르노 자택인 Pegangsaan Timur 56번지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게 된다. 그래서 17일이 독립기념일이 되었다고 한다.

 

현지에 좀 살았다고 해도 공부하지 않으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할 것이다. 공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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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1. 17]

 

     11월 18일은 Oman National Day이다. 거의 150여년간(1507~1650)의 포르투갈 점령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한 날을 기념하는 날이면서 동시에 술탄 Qaboos의 생일(1940.11.19)을 축하하는 날이다. 그래서 11월은 온통 축제로 가득해진다. 마침 국기 색깔이 white, red, green이라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거리는 온통 국기와 다양한 장식들로 가득하고, 차량에는 술탄 카부스의 모습을 장식하며 술탄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기도 한다. 신문에는 기업들이 술탄의 생일을 축하하는 광고가 경쟁하듯 도배된다. 어제 Times of Oman의 거의 30%는 이 광고로 가득찼다. 호텔과 건물에는 대형으로 제작된 술탄의 얼굴과 국기가 장식되며 누가누가 더 크게 하는지 경쟁이 벌어진다. 그리하여 2년전 45번째 National day에는 Al Hosni라는 회사가 630kg의 Halwa를 오만의 영토를 본따 만들고 급기야 세계 최대의 Halwa로 기네스에 올리기도 했다.

 

 

     일찍이 오만은 749년에 부족들이 연합하여 무슬림 지도자를 선택하고 독립된 국가를 세웠다. 신라와의 교역은 아마 이 때였을 것이다. (아직 자료가 많지 않아 공부 중^^😉) 16세기 초 유럽의 열강들이 중동으로 세력을 확장하기 전까지 오만은 고립된 이슬람 국가로 남아있었다. 그러던 중 희망봉을 발견하고 (1497) 인도로 향하던 포르투갈이 인도와 아시아 진출을 위해 오만의 항구들을 거점지역으로 활용하고자 침략하고 (1507) 별다른 어려움없이 점령이 시작된다. 그러던 중 포르투갈의 세력이 확장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영국과 네델란드가 구원자로 등판한다. 오만은 이들의 도움을 받아 포르투갈로부터 1650년 독립하게 되는데 이때부터 영국과의 깊은 관계가 시작된다.

 

인터컨티넨탈 무스캇 로비에 걸린 술탄 카부스의 사진

 

     Sultan Qaboos는 전임 Sultan인 Said Al Taimur의 독자로 16세에 영국에 있는 사립학교에 보내어진다. 20세에는 Royal Military Academy Sandhurst에 들어가서 22세에 졸업하여 British Army에 들어간다. 군복무를 마친 그는 계속해서 영국에서 정부관련 연구를 한 후 영국인 Leslie Chauncy의 도움으로 월드투어를 하고 학업을 마무리한다. 그러나 26세에 오만으로 돌아온 그는 사실상 아버지에 의해 궁에 구금된다. 궁의 관리들과 고문 등 아주 제한적인 접촉만 허락되었으며 일체의 국정에 관여하지 못하게 되었다. 변화를 열망하던 그는 영국 expats들과의 물밑 접촉을 통해 아주 조용하게 일을 진행시키고 결국 무혈쿠데타에 성공한다. (1970.7.23) 그리고 이 날을 Renaissance day로 매년 기념한다.

내일은 수도 무스카트에서 퍼레이드가 진행되는데 올해 77세인 술탄께서는 최근 암 수술 후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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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여름은 너무너무 더워서 열대지방 사람들의 게으름을 이해하겠다는 말들을 가끔 본다. 그런데 거기에는 다른 측면들도 있다. 예를 들면 인도네시아는 일년 내내 여름이며 건기와 우기로 계절을 구분한다. 하지만 무조건 덥기만 한 것이 아니라 '열대우림'이라는 기후조건으로 인해 일년 내내 과일 등 먹을 것이 풍부하다.

 

     다르게 말하면 한국처럼 겨울이라는 동토의 계절이 오면 보릿고개등을 겪어야 하는 일을 겪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리 혹한기를 대비해 먹을 것을 '비축'하는 등의 겨울을 나기 위한 준비 같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의 관점에서 보면 상대적으로 게을러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다름'에 대해 배우지 않고, 이해하지 못한 채 인도네시아 (또는 동남아)에 보냄을 받은 많은 주재원/출장자들은 은근히 현지인들을 무시하는 언행을 내뱉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로 인해 내가 다녔던 회사는 엄청난 홍역을 치르기도 했더랬다.) 요즘은 어떻게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별 차이 없을 것 같다.

 

     경험상으로 볼 때 나이가 어리다고 그러한 몰이해가 덜 한것도 아니다. 오히려 더 심할 수도 있다. 예방접종을 맞지 않으면 말이다. 대부분 저개발국에 대한 무시, 문화에 대한 몰이해, 자신보다 훨씬 적은 급여를 받는 사람에 대한 우월감 등이 뒤섞여 자신보다 경력이 훨씬 많은 현지인을 무시하고 도리어 가르치려 드는 경우도 많다.

 

     암튼... 나의 경우는 Climate Create Character라는 강의를 한 방 맞고 나니 인식이 크게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

아... 덥다고 사람들이 무조건 게을러지는 것은 아니더라. 오만의 경우 인도네시아 보다 훨씬 덥지만 너무 건조해서 먹을 것이 부족하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게으르면 바로 죽음이다. 그러니 더운 나라 사람들이 게으르니 어쩌니 하지 말자. 사실 케바케(case by case)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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