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8.17]

 

오늘은 인도네시아의 독립기념일이다. 왜 8월 15일이 아니고 이틀 늦은 17일일까?

 

 

     2010년 8월 1일 인도네시아로 전근을 왔다. 곧 독립기념일이 가까와 시내 곳곳에는 국기가 걸리고 요란한 준비가 한창이었다. 그때 누군가에게 인도네시아는 왜 8월 17일이 독립기념일이냐고 물었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당시에는 통신수단이 좋지 않아 인도네시아는 이틀 늦게 그 소식을 들어서 17일에 독립을 선었했다고. 그때는 별 생각없이 그냥 그런 줄 알았다. 아마 4년간 그렇게 알아왔던 것 같다.

 

     그러다가 2014년엔가 역사전공한 회사의 현지 직원이 인도네시아의 근대사에 대해 짧게 발표를 했는데 엉터리 지식이었다는 게 밝혀졌다. 1945년 8월 14일에 일본의 패망 소식이 전해지자, Sukarno와 Hatta는 일본의 영향력 하에 있는 독립준비위원회의 명의로 독립 선언을 하겠다고 주장한다. (수카르노와 하타는 대통령, 부통령이 되고 자카르타 국제공항은 이 둘의 이름을 따 Sukarno-Hatta International airport가 되었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일부 청년단체(Menteng 31) 소속 젊은이들이 수카르노와 하타를 8월16일 새벽 3시에 자카르타 근교 Karawang의 Rengasdengklok으로 납치해, 자신들이 준비한 독립선언서를 낭독하라고 종용했으나 실패한다.

결국 수카르노와 하타는 16일 밤에 다시 자카르타로 돌아오고, 다음 날인 1945. 8. 17일 오전 10시에 수카르노 자택인 Pegangsaan Timur 56번지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게 된다. 그래서 17일이 독립기념일이 되었다고 한다.

 

현지에 좀 살았다고 해도 공부하지 않으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할 것이다. 공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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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여름은 너무너무 더워서 열대지방 사람들의 게으름을 이해하겠다는 말들을 가끔 본다. 그런데 거기에는 다른 측면들도 있다. 예를 들면 인도네시아는 일년 내내 여름이며 건기와 우기로 계절을 구분한다. 하지만 무조건 덥기만 한 것이 아니라 '열대우림'이라는 기후조건으로 인해 일년 내내 과일 등 먹을 것이 풍부하다.

 

     다르게 말하면 한국처럼 겨울이라는 동토의 계절이 오면 보릿고개등을 겪어야 하는 일을 겪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리 혹한기를 대비해 먹을 것을 '비축'하는 등의 겨울을 나기 위한 준비 같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의 관점에서 보면 상대적으로 게을러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다름'에 대해 배우지 않고, 이해하지 못한 채 인도네시아 (또는 동남아)에 보냄을 받은 많은 주재원/출장자들은 은근히 현지인들을 무시하는 언행을 내뱉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로 인해 내가 다녔던 회사는 엄청난 홍역을 치르기도 했더랬다.) 요즘은 어떻게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별 차이 없을 것 같다.

 

     경험상으로 볼 때 나이가 어리다고 그러한 몰이해가 덜 한것도 아니다. 오히려 더 심할 수도 있다. 예방접종을 맞지 않으면 말이다. 대부분 저개발국에 대한 무시, 문화에 대한 몰이해, 자신보다 훨씬 적은 급여를 받는 사람에 대한 우월감 등이 뒤섞여 자신보다 경력이 훨씬 많은 현지인을 무시하고 도리어 가르치려 드는 경우도 많다.

 

     암튼... 나의 경우는 Climate Create Character라는 강의를 한 방 맞고 나니 인식이 크게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

아... 덥다고 사람들이 무조건 게을러지는 것은 아니더라. 오만의 경우 인도네시아 보다 훨씬 덥지만 너무 건조해서 먹을 것이 부족하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게으르면 바로 죽음이다. 그러니 더운 나라 사람들이 게으르니 어쩌니 하지 말자. 사실 케바케(case by case)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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