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은 너무너무 더워서 열대지방 사람들의 게으름을 이해하겠다는 말들을 가끔 본다. 그런데 거기에는 다른 측면들도 있다. 예를 들면 인도네시아는 일년 내내 여름이며 건기와 우기로 계절을 구분한다. 하지만 무조건 덥기만 한 것이 아니라 '열대우림'이라는 기후조건으로 인해 일년 내내 과일 등 먹을 것이 풍부하다.

 

     다르게 말하면 한국처럼 겨울이라는 동토의 계절이 오면 보릿고개등을 겪어야 하는 일을 겪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리 혹한기를 대비해 먹을 것을 '비축'하는 등의 겨울을 나기 위한 준비 같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의 관점에서 보면 상대적으로 게을러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다름'에 대해 배우지 않고, 이해하지 못한 채 인도네시아 (또는 동남아)에 보냄을 받은 많은 주재원/출장자들은 은근히 현지인들을 무시하는 언행을 내뱉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로 인해 내가 다녔던 회사는 엄청난 홍역을 치르기도 했더랬다.) 요즘은 어떻게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별 차이 없을 것 같다.

 

     경험상으로 볼 때 나이가 어리다고 그러한 몰이해가 덜 한것도 아니다. 오히려 더 심할 수도 있다. 예방접종을 맞지 않으면 말이다. 대부분 저개발국에 대한 무시, 문화에 대한 몰이해, 자신보다 훨씬 적은 급여를 받는 사람에 대한 우월감 등이 뒤섞여 자신보다 경력이 훨씬 많은 현지인을 무시하고 도리어 가르치려 드는 경우도 많다.

 

     암튼... 나의 경우는 Climate Create Character라는 강의를 한 방 맞고 나니 인식이 크게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

아... 덥다고 사람들이 무조건 게을러지는 것은 아니더라. 오만의 경우 인도네시아 보다 훨씬 덥지만 너무 건조해서 먹을 것이 부족하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게으르면 바로 죽음이다. 그러니 더운 나라 사람들이 게으르니 어쩌니 하지 말자. 사실 케바케(case by case)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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